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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착한 가격에 한 상 푸짐하게 먹는 우렁쌈밥의 명가

착한 가격에 평소 부족했던 야채를 실컷 먹기 위해 우리 가족이 즐겨찾는 집이 있습니다. 대전시 중구 산성동 굴다리 입구에 있는‘황토 우렁이 마을’이 바로 그 집입니다.


건물 뒤로 주차장이 있는데 한 켠에 장독대가 잔뜩 있습니다. 된장이 가득 담긴 장독들이죠.


이 집의 주력 메뉴는 상호에서 볼 수 있듯 우렁쌈밥입니다.


우렁쌈밥을 시키면 상추를 비롯해 깻잎, 겨자잎, 케일, 쑥갓, 치커리, 비타민, 뉴그린 등 9~10가지의 무공해 쌈야채들이 접시 한가득 나옵니다.


이 쌈 야채에 밥 한 숟가락을 싸서 적당량의 우렁쌈과 함께 입에 넣으면 아삭한 감촉을 느낄 수 있습니다. 쌈 야채를 종류별로 싸먹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몸 속 깊은 곳에서 비타민C가 퍼지는 느낌이라면 다소 과장된 표현일까요?


뭐니뭐니해도 이 집 우렁쌈밥의 비결은 우렁쌈장입니다. 우렁쌈밥 집이 상당히 있지만 이 집의 쌈장 맛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하단 느낌입니다.

된장에다 콩을 삶아 발효를 시킨뒤 무우. 양파. 마늘. 청양고추, 호박씨, 해바라기씨. 땅콩 등 19가지 재료를 넣고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도 납니다. 우렁이 잔뜩 들어가 있어서 밥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우렁이 남아 있을 정도죠.


여기에 우렁이를 놓은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두부와 냉이, 우거지, 대파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렁쌈을 입안 가득 담아 먹은 뒤 이 된장찌개를 먹어 주면 개운한 느낌이 듭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우렁무침까지 식사 내내 우렁이는 질리도록 먹을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 '탕액편'에는 우렁의 효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나온다고 합니다.

1. 열을 식혀주고, 2. 갈증을 멈추게 하며, 3. 눈을 밝게 하고, 4. 숙취를 없애주고, 5. 간을 보호해 주고, 6. 대소변을 잘나오게 한다.

이밖에도 우렁쌈밥에는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이 정말 많은데 풍요로운 시골밥상같다고나 할까요.


고등어조림, 동치미,멸치젓, 야채튀김 등은 항상 나오는 반찬이고, 언제나 계절에 맞게 10여 가지 반찬을 내놓습니다.


특히 멸치젓은 맛이 독특합니다. 멸치를 칼로 다져서 고춧가루와 청양고추. 마늘, 양파 등 갖은 양념을 해서 만들죠. 여타 젓갈과 달리 그렇게 짜지 않고 담백해서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지난 1999년 개업했으니 올해로 12년째. 점심 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의 성공을 거둔 대전의 대표적인 맛집입니다. 이 집도 대를 이어가며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제가 바라는 그런 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