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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혜성같이 등장한 ‘인문학 스타’ 권도경 교수를 주목하는 이유

 

 

고교시절 측정 지능지수(IQ) 152, 만26세 8개월에 문학박사 학위,

38세 등재논문 60편, 저서 11권...학술재단, 대기업 등 앞 다퉈 펀딩

 

철학․윤리학 25개, 불어․불문학 16개, 독어․독문학 13개…. 지난 12년 간 전국 4년제 대학에서 사라진 학과의 수다. 지난 7월 한국대학연구소가 1999년 대비 2011년 계열별 학과 현황을 분석한 자료다. 같은 기간 대학 24개가 신설되고 학생 수가 33만 명(30.3%)이나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인문계열 학과들이 사라졌는지 알 수 있다. 시장논리의 지배가 강화되면서 벌어진 인문학의 대재앙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문학 스타’가 혜성같이 등장했다. 고교시절 측정한 지능지수(IQ) 152, 박사학위 취득 시 나이 만 26세 8개월,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및 등재후보지 게재 논문 60편, 학술저서 11권, 학술문화재단 및 자치단체, 대기업 산하 문화재단들이 앞 다퉈 연구를 펀딩하는 한국학의 후속세대, 밥 먹고 숨 쉬고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연구만 할 것 같은 대전대학교 교양학부대학 권도경(38) 교수다.

 

사실 권 교수는 석사학위 논문을 내면서부터 ‘대성할 기미’를 보였다. <조선후기 통속적 한문소설 연구>란 논문이었는데 ‘통속적 한문소설’이란 개념 자체가 그에 의해서 처음 만들어진 것. 지금은 이 개념이 고대학파(고려대)를 중심으로 일반화됐다.

 

박사학위 논문은 그를 단번에 ‘예비스타’로 만들었다. <조선후기 애정전기소설 변심 주지 연구>라는 논문에서 주류학계의 이론을 뒤집은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국내 전기소설사에 ‘변심(變心)’이란 개념은 없었다. 한국 전기소설이 중국과 다른 특징으로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었던 것. 그는 곧 학위 논문과 이후 연구논문을 종합해 <조선후기 전기소설사의 전변과 새로운 시각>이란 단행본을 출간했다. 이 책은 ‘2005년도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가 됐다. 그의 이론이 공인을 받은 셈이다.

 

우리가 권 교수에 주목한 건 인문학적 가치가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현실, 즉 고전독서법을 핵심으로 하는 인문학적 가치가 ‘효용성’에 의해 주변으로 떠밀려나가는 현실 속에서 이 두 가지 상반된 가치를 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 인문학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그를 대전대 30주년기념관 7층 연구실에서 만났다.

 

권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은 세계유네스코위원회 주관으로 오는 11월 1~3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인문학포럼에서 포스터세션에 선정됐다. 인문학포럼을 대표할만한 논문으로 인정받아 개최 장소에 포스터를 부착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의미다. 단 4명의 학자만이 이런 영예를 누릴 수 있다. 베니스영화제로 치면 황금사자상에 노미네이트된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포럼에는 전 세계 인문학자 2천여 명이 참석한다.

 

권 교수가 이번 포럼에서 발표할 논문은 <병란(丙亂) 트라우마(trauma) 대응 고소설에 나타난 향유층의 집단서사와 영화 최종병기 활(Collective Epic Narrative of Classical Novel Responding to Trauma of the Manchu War of 1636 and Contemporary Version)>이다. 여기서 향유층이란 작품 공급자와 수요자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논문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권 교수의 중점 연구대상은 최근의 영화나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고전작품의 현대적 이본(version)으로 규명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서사유전자’, ‘서사원형’, ‘서사코드’ 같은 개념을 창안했다.

 

<최종병기 활>은 지난해 국내영화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이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2006년 멜 깁슨(Mel Gibson)작 <아포칼립토(Apocalypto)>와의 유사성 때문에 혹평을 받았다. 권 교수는 “작품 간 유사성만을 강조한다면 대중을 지나치게 우매하게 보는 것”이라며 “700만 명 이상의 대중이 열광했다면 분명히 다른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내재돼 있는 무언가를 건드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규명하기 위한 ‘서사원형’을 고소설의 집단서사에서 찾았다. 영화의 배경은 병자호란. 병란은 중세시대 조선의 집단 정신구조를 가장 강력하게 지배했던 중국에 대한 억압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을 뜻하는 정신분석학 용어)라는 것. 그는 “병란이 임란보다 전쟁기간은 짧았지만 조선은 일본보다 중국과의 관계망 속에서 존재했고, 중화질서에 대응하며 생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인문학적 가치가 ‘효용성’에 의해 주변으로 밀려나는 현실 속에서

두 상반된 가치 융합 가능성 제시...디지털시대 인문학의 화려한 부활

 

병란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조선의 지식사회는 서인을 중심으로 한 북벌론과 중국을 먼저 배우자는 북학이론(개혁주의)으로 나뉘었다. 이는 지배계층의 현실적인 대응담론이었다. 그렇다면 살해, 강간, 방화 등 극단적으로 트라우마를 겪은 민중들은 어땠을까? 이들의 대응담론은 설화나 소설을 통해 허구적으로 드러났다. 권 교수는 <강도몽유록>, <임경업전>, <박씨전> 등의 서사문학에서 병란 트라우마가 민중에게서 어떻게 구현됐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자기치료가 이뤄졌는지를 분석했다.

 

<강도몽유록>은 병란당시 강도(강화도)에서 죽임을 당한 원귀들이 병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집권층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집권층과 민중 사이에 위치한 지식인이 쓴 소설로, 엄밀하게 말해 민중의식이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권 교수의 해석이다. 그는 “문학치료적 관점에서 가장 초보적인 단계인 발화(發話), 즉 자신의 상처를 상담가에게 발설함으로써 치료가 비롯되는 단계”라고 했다. 다시 말해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단계에 위치해 있는 작품이 <강도몽유록>이다.

 

트라우마를 치료하려면 청나라와 대등하게 싸워야 한다. 그 중간단계에 있는 서사구조를 보여주는 작품이 <임경업전>이다. 이 소설에서는 임경업이라는 불세출의 영웅이 등장해 퇴각하는 청군의 후미를 친다. 하지만 영웅의 말로는 비극적이다. 김자점과 서인일파에 의해 제거당하는 역사적 사실을 뛰어넘지 못했다. 권 교수는 “치료가 마무리되지 못한 단계의 의식을 반영했다”고 했다.

 

허구적으로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싶은 민중적 요구가 반영된 작품은 <박씨전>이다. 실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 부재함에 따라 허구적으로 만들어낸 인물이 박씨다. 이 허구적 영웅은 초인적 능력의 소유자다. 그런데 왜 여자일까? 권 교수는 “다시 처음 <강도몽유록>으로 되돌아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발화단계에 그친 원귀들이 다시 살아나 <박씨전>을 통해 침략군을 물리쳤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병란 트라우마’라는 서사코드가 세 작품에서 연계돼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크리스테바(Julia Cristeva)를 빌리자면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권 교수는 영화 <최강병기 활>의 서사원형을 고소설에서 찾고 있다. 주인공이 영웅적인 모습으로 싸우는 것부터 ‘병란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무의식적 발현일 수 있다. 신의 경지에 이른 주인공 남이의 활솜씨는 한민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건국신화와 밀접하다. 대단원에서 호랑이가 청군을 물리치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도 이 동물을 신성시한 우리 고유의 신화적 요소다.

 

그런데 <최강병기 활>은 <박씨전>처럼 완벽한 승리로 귀결되지 못했다. 영화에서 남이는 누이를 구하고 청군을 소탕한 뒤 압록강을 거슬러 돌아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영화 중반부의 복선을 주목해 보자. 압록강을 건너 돌아오는 조선인은 조선군에 의해 죽임을 당하도록 운명 지어졌다. 영화는 ‘열린 결말’의 형태로 비극을 암시하고 있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결국 <박씨전>처럼 치유에 성공하지 못하는 서사구조다. 권 교수는 “문학치료적 관점에서 남이는 임경업보다 월등하지만 박씨와는 비등한 신화적 능력을 가진 영웅”이라며 <최강병기 활>을 <임경업전>과 <박씨전> 사이에 자리매김했다.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 古소설 서사원형과 상관성 규명

왕따 등 사회병리현상도 분석해 문학치료 연계 ‘독창성’ 인정

 

왜 영화는 19세기에 끝난 조선의 ‘병란 트라우마’를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끄집어냈을까? 권 교수는 “우리 시대의 ‘병란 트라우마’는 동북공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동북공정의 트라우마를 우회적으로 치유하려는 의식이 발현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떻게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드라마가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가 됐을까? 권 교수는 지난 9월 25~26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 제6회 세계한국학대회에서 <동남아시아 한류드라마의 한국고전서사 재생산과 한-동남아 서사코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독창성은 이른바 한류 드라마들이 한국 고전서사와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나아가 한국과 동남아가 선조로부터 이어받은 ‘서사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 즉 동일한 ‘서사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규명했다.

 

권 교수는 “한국드라마가 모두 한류드라마는 아니지만 아주 많은 한류드라마가 한국고전서사와 상관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례를 들었다. 드라마 <주몽>, <대장금>, <태왕사신기> 등은 영웅일대기,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은 전기소설, <유리구두>, <이브의 모든 것>, <천국의 계단> 등에서는 <콩쥐팥쥐전>과 같은 유형을 찾아볼 수 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중세시대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는 똑같은 전기소설(傳奇小說, 비현실적인 세상에서 전개되는 기이한 사건을 다룬 소설)이나 재자가인소설(才子佳人小說, 똑똑하고 아름다운 남녀가 만나 사랑하는 내용의 소설), 영웅이야기 등을 공유했다. 가령 <김운교전>은 17세기 이후 우리나라에 그대로 번역이 됐고, 베트남에서는 <취교전(翠翹傳, 김반키에우)>으로 번안돼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자기 나라 작품처럼 인식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춘향전>은 20세기 초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불어로 번역(Printemps Parfumé)이 됐는데,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가 되면서 전해졌다. 베트남인들은 <춘향낭자(낭 쑤언 후엉)>를 누구나 교과서에 실린 요약본을 읽었고, 자기나라의 민담으로 알고 있다.

 

권 교수는 “베트남 사람들도 중세시대부터 재자가인소설 등의 서사구조에 익숙했고 오랜 기간 이런 유형의 서사구조를 향유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드라마는 대개 신이 인간을 징벌하거나 동물의 변신, 사회주의의 교조주의적 이야기 등이 주류”라며 “옛날이야기로만 즐겼던 서사코드를 담은 한국드라마가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했다.

 

세계 최초로 상영화 된 다중접속육성시뮬레이션게임 <바람의 나라>.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 게임과 만화 <바람의 나라>(김 진)의 상관성을 이론적으로 규명한 것도 권 교수다. 게임은 캐릭터가 무휼(대무신왕)이란 점, 배경이 고구려라는 점, 무기나 옷 등의 아이템이 고구려 소재라는 점 외에는 이야기상으로 연계성을 찾을 수 없었다. 유저(user)들도 원작과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했다. 권 교수는 “게임사적으로나 디지털문학사적으로는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구를 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고전문학에는 실재하지 않은 대무신왕의 이야기를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서 신화적으로 규명했다. 주몽의 신화적 일대기와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 이를 통해 만화의 서사원형이 대무신왕신화이며, 게임이 만화를 관통하는 서사적 원형을 담고 있다는 것을 해석했다. 만화가 게임과 서사원형의 중간 단계에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저가 게임에 접속을 하면 아기단계의 캐릭터가 형성된다. 이어 단계별로 주어지는 미션과 퀘스트를 클리어 해나가게 된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서 무휼이 영웅 대무신왕으로 완성돼가는 게 <바람의 나라>의 게임서사다. 권 교수는 “영웅은 비범한 혈통을 갖고 비정상적으로 출생한다. 이로 인해 멸문지화, 유리걸식, 적대자와 대결하면서 고난과 시련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런 과정을 극복해야만 입공(立功, 공을 세우다)을 통해 해피엔딩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몬스터와 싸우는 미션은 동부여를 멸망시켜 고구려를 동북아의 최강자로 만든 영웅일대기의 전형을 보여 준다”고 했다.

 

대전 傳說 분석해 정체성 추출中 도시의 매력은 스토리가 있어야

청계천보다 목척교가 훨씬 예뻐 "이야기 없어 매력 못 느끼는 것"

 

 

권 교수의 연구는 집단적 사회병리현상을 문학치료와 연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의 문학치료 이론은 우울증이나 강박관념 등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로써 설화 텍스트를 선정해 읽히고 소감을 말하게 한다. 문학텍스트를 약이나 주사처럼 사용하는 셈이다. 이는 철저히 개인적인 차원이다.

 

개인에 갇힌 이론으로는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군 동북공정이나 독도, ‘도가니’나 왕따 등의 현상을 해명할 수 없다. 고소설사 자체가 문학치료사이고, 향유층의 자기치료사가 곧 문학사일 수 있다는 시각은 그래서 독창적이다. 이를 통해 영화 <최강병기 활>을 <임경업전>과 <박씨전> 사이에 위치시킬 수 있었고, 최근의 드라마나 게임을 문학사에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스토리텔러, 문화기획가 등 미래문화인재를 키우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시행하는 콘텐츠융합형교육프로그램에 지방대학인 안동대가 선정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대전에는 KAIST CT(문화기술)대학원이 있지만 지역문화를 다루지 않고 인문학보다는 테크놀로지에 치우친 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전대가 철저히 지역화된 문화기술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실제 권 교수는 서울과 부산, 영남권과 호남권, 독도와 일본 대마도까지 지자체나 학술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설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역의 정체성을 추출해 내는 게 목적이다. 요즘은 대전‧충청권의 전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분석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에 연구비를 신청할 예정이다. 대학에서도 대전지역의 전설을 분석한 내용으로 강의도 한다.

 

그는 “한반도는 철저히 서울 중심이고 지방은 그 밑에 존재하는 개념으로 전락했다”며 “지방의 매력적인 요소를 끄집어내려면 스토리 중심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전의 목척교가 서울의 청계천보다 훨씬 예쁘다. 그런데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하드웨어는 예쁜데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라며 “세상을 흥미롭게 인식하게 하는 기본적인 요소, 즉 스토리로 대전을 팔 수 있다”고도 했다.

 


어릴 때 백과사전 외워 중학교 때부터 교수가 꿈

 

권도경 교수는 1974년 9월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 금정여고를 나와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에서 고전소설을 전공해 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를 받았을 때 나이가 만 26세였다. 2011년 3월 대전대 교양학부대학 전임강사로 부임해 올해 7월 조교수로 승진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해외한국학연구소 자문위원, 한국문학치료학회 이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검정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공부를 잘 하게 된 비결을 물었더니 “어릴 적 남동생과 계몽사에서 나온 백과사전을 통째로 외우는 게임을 했다”고 대답했다. 몇 쪽에 있는 단어를 얘기하면 그 내용을 말하는 놀이였다. 그러고는 학교에 갔더니 영어, 수학을 빼고는 배울게 없었다. 그는 “수업 시간에 집중했고 배운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융합이 됐다. 영어, 수학만 열심히 하면 성적이 잘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때부터 꿈이 교수였다. 의지와 목표가 뚜렷하니 열정이 생겼고, 결국 꿈을 이루게 됐다”고 했다.

 

장학생으로 입학한 건 아니지만 대학 다닐 때는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석‧박사 과정은 연구비를 받아 등록금을 한 번도 낸 적이 없었다. 장보고재단, 태평양학술문화재단, 김구재단 및 김구아카데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IPUS), 솔벗학술재단, 남명학연구원, 대구경북발전연구원, 인천학연구소, 서울시사편찬위원회, 부산시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등 수십 개의 대기업 산하 학술재단과 학술연구기관, 지자체 등이 그의 연구에 투자했다. 한국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육성 프로젝트를 책임급 연구원으로 수행했고, 학술연구교수지원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공학이 아닌 인문학에서 이 정도의 펀딩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