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stoire sans dormir

장애인들에게 희망이 된 장애인 콜택시

얼마 전 대전에서 전국 최초로 장애인 전용 콜택시가 출범했습니다. 기존에 승합차로 장애인 콜택시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우리 사회에 장애인 수가 꽤 많아보니 - 교통사고 등으로 모든 사람이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있음 - 한꺼번에 이용신청을 하면 차량을 배정받기가 쉽지 않았지요.

 휠체어를 싣기 편리하게 구성된 장애인 콜택시. 현재 대전에서 15대가 운영 중이다.

한정된 - 15대 - 수량으로 장애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가 사실상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런데 대전시가 개인택시 20대를 전일 임차하는 방식으로 장애인 전용콜택시 20대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장애인분들이 정말 좋아하십니다.
기존의 승합차는 휠체어 장애인만 이용토록 하고, 개인택시를 전환시킨 콜택시는 시각장애인 등 일반장애인들이 이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예약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줄었고,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가고 싶은 곳에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장애인들은 정해진 일정에 맞춰 미리 예약한 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렇게라도 병원에 갈 수 있고 볼 일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말씀드렸듯 전에는 콜택시 숫자가 한정돼 있어 배차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란 표현을 쓸 정도였는데, 요즘은 택시 수가 늘어나면서 이용객들이 많아지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감이 들 정도랍니다. 요금도 일반택시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적습니다.

개인택시를 줄여 장애인콜택시로 이용하다보니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에 도움을 주고, 포화상태인 택시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입니다. 박성효 대전시장이 기자회견한 내용을 보면 내년에도 장애인 콜택시를 20대 늘릴 계획이라고 하네요.

 개인택시를 전환해 운영 중인 장애인 콜택시. 기존 승합차량은 휠체어 장애인만 이용토록 하고 택시를 전환한 장애인 콜택시는  시각장애인 등 기타 장애인들이 두루 이용하도록 했다.

지난 1996년 퇴출혈로 지체장애인이 된 윤 모씨(42)를 만나봤습니다. 재활운동을 겸해 장거리라도 걷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그 이지만 비가 오거나 궂은 날씨에는 부득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다리 때문에 버스는 엄두도 못냅니다. 택시를 타자니 요금이 만만치 않습니다. 타고 내릴 때 기사들의 눈치도 보인답니다.

              장애인전용콜택시를 체험해 보기 위해 지체장애인인 윤씨를 한 커피숍에서 만났습니다.

 이용하려면 인터넷으로 회원 가입 후 장애등급과 휠체어 사용 유무 등을 기입하면 됩니다. 이는 장애정도에 따라 예약시간이나 운영시간 등에 차이를 두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회원가입은
http://www.djcall.or.kr
http://www.djcalltaxi.or.kr에서 하면 됩니다.
전화예약은 226-0533, 1533

윤 씨와 함께 장애인 전용콜택시 예약을 했더니 김의식 기사님이 운전하는 42호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김 기사님은 예약시간보다 20여 분이나 빨리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웃는 얼굴로 우리를 맞아 우선 기분이 좋았습니다.

            장애인 전용콜택시 운전기사인 김의식님. 우선 콜택시 기사님들은 친절정신으로 무장돼 있었습니다.

기사님은 장애인협회에서 실시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덕분에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습니다. 김 기사님의 말입니다. "장애인들을 모시다보니 느끼는 게 많아요. 재활치료를 위해 2~3군데씩 병원을 다니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김 기사님은 "이틀 전에는 시각장애인분을 서대전역에 내려줬지만 안심이 되지 않아 직접 역에 모시고 갔어요. 열차 시간을 확인하고 표를 손에 쥐어준 후에야 한심이 되어 돌아왔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와 함께 장애인전용 콜택시를 이용한 윤 모씨는 "무엇보다 요금이 저렴해서 좋네요. 이런 제도가 지속되고 더 확대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전용 콜택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높은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 기사님에 따르면 저렴한 요금을 역이용하려는 얌체족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장애인 한 분에 일반인들이 동승해 여러 곳을 들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위가 잦아지면 다수의 장애인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