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stoire sans dormir

500년전 사촌자매의 미라에 얽힌 비밀

지난 2004년 보문산 기슭인 중구 목달동에서 조선 초기 사대부의 무덤들이 발견됐습니다. 여산송씨 분묘들인데, 이 곳에서는 여산송씨 11세손인 어모장군(禦侮將軍) 송효상이란 분의 무덤을 비롯해 증손자 형제들의 미이라가 나왔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단령, 철릭, 중치막. 사진 오른쪽 위 답호, 오른쪽 아래 방령상의

여산송씨 분묘 발굴이 의미가 있는 것은 미이라와 함께 출토된 복식유물들 때문입니다. 15세기에서 17세기 초반의 복식으로, 여말선초(고려 말 조선 초)의 복식 특성과 임란을 기점으로 한 복식 특성을 동시에 고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모장군 송효상의 사망 시점은 1490년 경으로 추정되는데 이 분의 복식은 경기도 광주에서 출토된 이담(1431년 사망)의 것에 이어 두 번째 입니다.

중구 목달동 여산송씨 분묘 발굴에 앞서 1998년 석봉동 정수장 건설 시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큰 공을 세운 강절 선생의 부인이 미라로 세상에 나왔는데요.. 함께 발견된 송효상의 증손 송희최의 부인 '충주박씨'와 강절의 부인인 '충주박씨'가 조사결과 사촌자매로 밝혀졌습니다. 가히 '500년 만의 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전선사박물관은 12월 15일부터 '옷섶 사이로 비치는 조선'이란 주제로 여산송씨 묘 출토복식 특별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출토복식은 그동안 보존처리를 마치고 처음 공개되는 건데요.. 송효상, 송희종, 충주박씨, 순흥안씨 등 4명의 복식입니다.



송희종은 송효상의 증손이고, 통훈대부 군자감판사(通訓大夫 軍資監判事)를 지낸 분입니다. 순흥안씨는 송희종의 부인입니다. 충주박씨는 위에서 말씀드린 강절의 부인과 사촌자매지간이고, 송희종의 형인 송희최의 부인입니다. 송희최는 선무랑 수군자감주부(宣務郞 水軍資監主簿)를 지냈습니다. 이번에 전시된 출토복식은 대전지역에서 생활했던 양반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출토복식의 직물을 보면 견직물보다는 면직물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임진왜란 직후 어려워진 경제사정과 그로 인해 면직물 생산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임진왜란 직후 왕조실록 등의 기록에도 견직물을 대신해 면직물의 사용을 권장했다고 합니다. 양반집도 어렵긴 마찬가지 시절입니다.

특별전시와 함께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립니다. 12월 19일엔 '엄마랑 함께 하는 색동가방 만들기',가 있고, 개막일인 12월 15일엔 권영숙(산대 의류학과) 교수, 이주영 교수(동명대 패션디자인학과), 권준희 연구원(서울대) 등의 특별강연이 있습니다. 색동가방만들기는 선착순 접수(70명)이니 서두르셔야 합니다.

특별전시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구요, 문의 전화는 (042)826-2814~5로 하시면됩니다.

대전선사박물관 바로가기<클릭하세요!>
http://museum.daejeon.go.kr/home.do?method=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