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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대전사람 다 아는 두부두루치기의 진짜 원조

예전에는 타지 사람이 대전에 오면 '두루치기'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참 생소한 단어였죠. 지금은 전국 어디에가도 두루치기를 파는 식당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두루치기'라는 단어가 처음 만들어진 곳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전사람이며 누구나 다 아는 <진로집>이 바로 그 곳입니다.


<진로집>은 대전여중 건너편 골목에 위치해 있습니다. <진로집>은 처음에는 <수라면옥> 앞에서 이 집 주인장의 어머니께서 포장마차로 시작한 게 처음입니다. 햇수로 따지면 50년이 훌쩍 넘은 세월이죠. <진로집>이란 상호는 포장마차에서 현재 자리로 이전하면서 그냥 두꺼비가 그려진 빨간 뚜껑의 진로소주병을 보고 정했다고 합니다.


<진로집>은 두루치기의 원조인 만큼 대개가 두루치기에 소주 한 잔 하러 가는 집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저렴한 가격에 자주 찾던 집이죠. 두부를 시키면 커다란 스테인레스 그릇에 단단한 두부가 양념과 함께 으깨져서 나왔습니다. 요즘은 손님들이 부드러운 두부를 선호하는 탓에 두부가 바뀌었지만 맛은 예전 그대로 입니다. 아무래도 친정어머니로부터 딸이 물려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손맛이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두부 두루치기'의 원조인 <진로집>이지만 처음에는 주력 메뉴가 두부가 아닌 오징어였습니다. 하지만 오징어 가격이 항상 안정적이지 않아서 두부가 주메뉴가 됐답니다. 두부와 오징어를 섞어서 작은 거 하나만 시키면 한 끼 식사로 거뜬합니다.


두루치기 국수라고나 할까요? 국수 사리를 하나 시키면 스테인레스 그릇에 금방 삶은 칼국수면이 나옵니다. 여기에 두부와 오징어를 넣고 양념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되죠. 여기에 진한 멸치육수로 우려낸 시원한 국물을 곁드리면 그만입니다.


단골 손님에게 특별히 나오는 생두부입니다. 따끈한 두부에 참기름과 간장을 약간 얹어 내왔는데 정말 고소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이렇게 조금 달라고 하면 기꺼이 주시죠.


칼국수나 수제비 등 밀가루 음식에는 무김치가 찰떡궁합입니다. <진로집>은 동치미와 무김치가 나오는 데 사각거리는 입감이며 알맞게 익은 게 두루치기 국수랑 딱 어울립니다.

대전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두루치기의 원조 <진로집>은 음식 뿐만 아니라 추억을 함께 먹는 곳이어서 정감이 가는 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