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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텁텁하지 않은 국물에 펄펄 끓인 닭볶음탕이 일품

대전 중구 오류동은 음식특화거리입니다. <오류옥천가>, <한영식당> 등 대형식당을 비롯해 먹을집들이 정말 즐비합니다. 이 곳에서 30년 넘게 닭볶음탕, 염소탕, 토끼탕 등으로 유명한 집이 있습니다. 골목길에 숨어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은 <영동식당>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집은 주인 아주머니와 함께 37살 때부터 함께 일해온 아주머니가 한 분 계십니다. 지금은 60이 되셨지요. 이 집 손맛의 주인공이 바로 그 아주머니이니까 30년이 훨씬 넘은 집이죠.


인근의 <한영식당>이나 중구 대흥동의 <정식당>이 닭볶음탕으로 훨씬 유명하고 기업형으로 성장한 반면 <영동식당>은 그냥 골목길 안쪽에서 묵묵하게 입맛을 사로잡는 집입니다. 전골로 먹는 염소도 맛있고, 닭볶음탕도 맛있습니다.



찌그러진 양푼에 한 가득 담아 내놓는 닭볶음탕에는 일단 감자가 많이 들어가 좋습니다. 매콤한 국물을 자글자글 끓여 졸이면 양념이 골고루 배어 입맛을 사로잡는데요, <정식당>처럼 텁터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매운 맛도 <정식당>에 비해 덜하구요.. 텁텁함과 매운맛으로 치면 <정식당>과 <한영식당>의 딱 중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밑반찬도 많이 나오는 편인데요, 다 맛이 좋습니다. 콩나물무침, 오이무침, 물김치, 무생채, 배추김치, 조개젓 등입니다. 특히 조개젓은 밥맛을 땡기게 만드는 매력이 있더군요.

닭볶음탕의 닭고기와 감자 등을 다 건져먹은 다음에는 밥을 비벼 달라고 하면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볶음밥을 만들어 오십니다.


남은 양념에 미나리를 잔뜩 넣어 비벼 오시면 가스불에 올려 놓고 볶아주면 됩니다. 밥이 양푼냄비에 들어붙을 때까지 볶아 먹어야 제 맛이죠...

<영동식당>은 오류동 음식특화거리를 묵묵히 지켜온 터주대감 같은 집입니다. 매콤한 닭볶음탕이 생각나면 <영동식당>을 먼저 떠올리는 건 어릴 적 언젠가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기 때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