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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MB의 정체성은 무엇일까..대통령의 이미지에 대한 소고

오늘 아침에 경향신문과 국민일보를 쭉 훑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겨레보다 더 한겨레다운' 경향신문에서 국민일보와 완전히 다른 편집노선을 보였더라구요.

이명박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와 관련한 인터뷰를 했는데 보도하는 관점 차이라고나 할까요... 이 대통령의 멘트 중 두 가지 중요한 사안이 있었는데, 경향만 북의 3대 세습에 무게를 두었더군요. 

                 <경향신문>은 MB의 북한 3대 세습과 관련된 멘트를 헤드라인으로 뽑았습니다.

  <국민일보>는 현재 진행 중인 '환율 세계대전'에 대한 MB의 멘트에 초점을 맞췄지요.


저는 이들 신문 보도내용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MB처럼 국민들에게 정체성을 제대로 심어주지 못한 대통령이 있었나.

군사독재 시대를 제치고 김영삼 문민정부, 김대중 국민의 정부, 노무현 참여정부로 이어졌습니다. 이명박대통령은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따 이명박정부라고 했습니다.

이-명-박이 무엇입니까?

아마 이명박=경제대통령이었을 겁니다.

지난 대선에서 BBK 스캔들을 비롯한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정말 많은 차이로 당시 여당후보를 크게 이겼습니다.

그것은 '이명박=경제를 살릴 옥동자'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그러니까 이명박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은 국민들이 좀 잘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데 있었을 겁니다.

고도 경제성장 시대를 지나 먹고살만하면서 빈부격차가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김영삼대통령 시절 imf라는 쪽팔린 일을 겪은 이후 지금까지 경제가 좋았다고 모두가 느낀 적은 분명 없습니다. 지금도 우리 경제가 그렇게 나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명박=경제'라는 국민의 믿음을 그와 그의 동지들이 얼마나 구체화시켜줬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신문보도에서 이 대통령이 '세계 환율대전'의 중재자를 자임하면서 내던진 화두는 그래서 제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대통령이 이런 이미지로 임기 초부터 국정을 이끌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왜냐구요? '이명박=경제'이니까요. 이 대통령은 이런 공식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미국산 쇠고기 파동, 세종시, 4대강 등이 오히려 이런 이미지 조차 훼손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아마 많은 국민들은 이 대통령하면 4대강부터 떠올릴겁니다. 이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지요.

존경하는 김대중대통령께서 임기 동안의 뚜렷한 교육치적을 위해 OECD  수준의 학급 당 학생 수 기준을 정하면서 신도시에는 아파트 단지마다 학교가 지어진 적이 있습니다. 출산률 저하나 재개발 등 도시계획의 변수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학교 없는 신도시를 우려해야 하지 않습니까?

4대강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운하가 아니라는 국민적 확신과 공감대를 주지 못한 상황에서 밀어붙이는 이미지만 확산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명박=토목경제'라는 말만 나올 수밖에요.

저는 4대강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찬성론자입니다. 국토를 한꺼번에 수정하려는 것보다 하나하나 수순을 밟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그래서 듭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후보로 나와 당선된 염홍철 현 대전시장(자유선진당)은 언론을 통해 4대강 반대론자임을 내세우더니 실제 공약을 보거나, 지금 행정을 하는 걸 보면 4대강 적극 지지자입니다. 이렇게 이 대통령의 4대강은 여당의 선거참패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이미지 속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이명박=경제대통령'이란 정체성이 모두의 공감대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나와 내 이웃들이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