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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전통시장, 한 번 가보면 안되겠니?

전통시장이란 옛날의 장터 형태를 보존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대형마트보다 물건 값이 싼 곳입니다. 재래시장이라고도 합니다만 어감 때문에 요즘은 전통시장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 듯 합니다. 전통시장을 '서민경제의 상징'이라고들 하지요. 그 곳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들이 모두 서민들이니까요.

                 대전을 대표하는 대전역 건너편 중앙시장 전경

전통시장을 살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테지만 딱히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전통시장 현대화라고 해서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주차장을 만들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그래도 전통시장이 살아났다고 확신할 수 없는 건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점에서 대전시의 전통시장에 대한 정책변화를 눈여겨볼만 합니다.

대전시는 젊은 박성효 시장 취임이후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은 그대로 추진하면서 시장 상인들의 매출에 도움이 되는 일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전통시장상품권으로 중앙시장에서 생선을 구매하는 박성효 시장. 이 아주머니는 박 시장을 어릴적부터 봐왔다고 한다.
 도마큰시장에서 떡집 상인들에게 화이팅하라고 격려하는 박성효 시장.
 한민시장에서 떡을 사는 박성효 시장

그래서 처음 시도한 게 공무원들의 급여 중 일부를 전통시장상품권으로 받게 했습니다. 여기에는 대전시공무원노조와의 합의가 전제됐기 때문입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전체 시 공무원의 90% 정도가 이 운동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공무원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기관과 기업, 단체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했죠.

이를 위해 '기관마케팅'이 동원됐습니다. 대전시는 사무관급 공무원을 기관마케터로 지정해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기관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거든요. 또 박 시장이 기관마케팅의 날이라고 해서 해당기관을 방문해 전통시장상품권 구매운동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해서 지역의 기업과 기관, 단체 등이 이 운동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날짜를 정해 급여의 일부로 구매한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간부공무원들이 단체로 장을 보고,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 회의를 인근 식당에서 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전국 어느 전통시장을 가더라도 통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했고, 2월 현재 대전이 시민 1인당 판매액 전국 1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 기간 대전에서 판매된 온누리상품권은 15억 7천만원이 넘습니다.
전국적으로는 233억원 이상 이 판매됐다고 합니다.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판매액이 50억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이고요.

대전시민의 역량을 보여 주는 지표는 바로 이렇습니다. 시민 1인당 구매액이 광역시 평균 732원, 도 단위 평균 382원인데 대전은 1058원입니다. 정말 압도적으로 많죠. 서울, 부산과 비교해서는 2배 이상을 구매했습니다.

대전시청과 5개 구청, 대전도시공사, 특허청, 신협중앙회, 계룡건설, 한국전력공사, 한전연구원,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하나은행, 한국철도공사, 보훈병원, 대전지방조달청, 충남도시가스, 대전신용보증재단, 한국철도시설공단, ㈜선양,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90여개 기업, 기관에서 적극 참여한 덕분입니다.


특히, 대전도시공사는 전직원이 성과금의 10%를 상품권으로 구입하는 등 7500만원의 상품권을 구입했습니다.

대전시에서도 각종 포상금과 위원회 참석수당, 직원 결혼기념일 등에 온누리 상품권을 선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대전시공무원노조위원장과 함께 장을 보는 박성효 시장. 딸기가 한상장에 4천원..싸지요?

올해부터는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면 3%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만원이면 무려 3천원을 깎아 주는 셈이죠. 한민시장, 중리시장 등에서는 5% 할인, 그러니까 10만원 당 5천원을 할인해 줍니다.

대전 지하상가에서도 대부분 상품권을 받고 있어 패션 아이템을 바꿀 때도 온누리상품권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잔돈으로 받은 자투리 상품권은 시장이나 지하상가 내 식당, 분식점 등에서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중앙로 지하상가를 방문해서 음료수를 사 먹고 싸인 요청에 응대하고 있는 박성효 시장.

일부 시장에 등장한 소형 카트기와 다양한 이벤트 등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훈훈한 정과 살아 있다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 한 번씩 가보면 안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