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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용산참사> 되풀이 하지 말자는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올해 초 <용산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못 나가겠다는 철거민의 시위를 진압하다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었지요.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어제 출판기념회에 다녀왔습니다. <용산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의 출판기념회라고나 할까요. 행사의 주인공은 지방 대도시의 시장이었습니다. 박성효 대전시장입니다. 물론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이지만, 행사 내용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그가 펴낸 <무지개프로젝트>는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을 제시하는 내용입니다. 실제 무지개프로젝트란 정책을 추진하면서의 느낌, 소외된 사람들과의 만남 등이 진솔하게 담겼습니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을 경향신문의 윤희일 기자가 했습니다. 그는 진보성향의 신문기자답게 <용산참사>가 이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무지개프로젝트가 도시재생의 모델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기자는 "MB정부가 들어서면서 친서민정책을 한다고 하는데 친서민정책을 하려면 대전의 무지개프로젝트를 제대로 배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나라당에서 진수희 의원(여의도연구소장), 유정복 의원(박근혜 전 대표 비서실장), 청와대에서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박형준 정무수석 등 유력 정치인이 대거 참석한 터라 한순간 행사장에는 긴장감까지 감돌았습니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자전거 마니아고 나무심는 일에 미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런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데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박 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 윤희일 기자                               판암동 민병욱씨                                    법동복지관 김성자씨

무지개프로젝트는 대전의 낙후지역, 빈곤층(기초생활수급자)과 장애인, 무의탁노인, 조손가정 등이 몰려 사는 동네를 선택해 집을 고쳐주고, 동네를 가꾸고, 놀이터를 만들고, 생활체육시설을 설치하고, 아이들 교육을 도와주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업입니다. 한꺼번에 복지라는 분야에 해당하는 모든 일이 벌어집니다.

이 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은 동구 판암동, 대덕구 법동, 서구 월평동, 동구 대동, 중구 부사동,문창동 등입니다.

무지개프로젝트 사례를 발표한 판암동 민병욱 씨는 이 동네 주민자치위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이 분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처음에 작은 우리 동네에 250억원을 퍼붓는다고 시장님이 말씀하실 때 코웃음을 쳤습니다. 이것저것 하는 시늉이나 하겠지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하나씩 마을이 변해갔습니다. 지금 우리 동네 사람들은 무지개가 하늘에 뜨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을에 뜬다고 말들 합니다. 무지개프로젝트가 동네만 변화시킨게 아니라 사람들을 변화시켰습니다. 희망의 무지개가 바로 우리 마음에 있습니다."

대덕구 법동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다는 김성자 씨는 법동의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예쁜 마을 만들기, 무지개 축제 만들기, 무지개 운영위원회 활동 등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녀는 "저 같은 소시민이 이런 자리에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지개프로젝트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또 "이 정책으로 해가 뜨지 않았던 빈곤동네가 희망이 자리는 동네가 됐다"며 "영구임대주택 아파트 단지를 한꺼번에 고칠 수 없어 순서대로 고치다보니 순서를 기다리다 이웃집을 방문해보고 하면서 이웃간에 정까지 들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저자인 박성효 시장은 "무지개프로젝트가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 행해지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어려운 동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나눠주는 일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물론 현직 시장이란 프리미엄 때문이겠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7천명은 족히 넘는 숫자였는데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만이라도 빈곤동네 사람을 철거민으로 만들지 말고 사람이 살만한 동네로 만드는 일에 공감하고 동참하기를 바래봅니다. 이런 방식이라면 뉴타운 같은 거 꼭 안 말들어도 될 테니까요.

 이날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그 중 많은 분들은 무지개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동네 주민들입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볼거리도 심심치 않아서 좋았습니다. 무지개어린이합창단과 성악앙상블 등등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