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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흑산도 홍어는 아니지만 전라도 손맛 그대로

대전 한 가운데 엄마 가슴처럼 봉긋하게 솟은 산이 보문산입니다. 대전오월드 쪽으로는 개발이 잘 이뤄졌지만 대사지구 쪽은 다소 슬럼화되기도 했죠. 놀이동산과 야외수영장이 흉물처럼 방치됐던 곳이죠. 박성효 시장 시절, 놀이동산은 다시 공원화됐고, 야외수영장 쪽은 지하벙커를 활용한 대전아쿠아월드로 재탄생했습니다. 어쨌든 보문산은 대전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이 곳 대사지구 쪽, 옛 케이블카 정거장 건너편에 조그마한 선술집이 있습니다. 산에 올랐다가 자주 찾게 되는 집입니다.


식당 이름이 좀 '거시기'하긴 합니다. 바로 <꼴통집>입니다. <꼴통집>은 목포댁이 운영하는 집이죠. 그리고 주 메뉴는 홍어요리입니다. 홍어회, 홍어삼탁, 홍어찜, 홍어무침 등입니다. 한 접시에 대개 2만5천원 선입니다.

다만 닭볶음탕 등을 드시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미리 예약을 하면 주인장이 재료를 사다가 해주기도 합니다.


홍어회 한 접시입니다. 흑산도 홍어가 아니라 남미산 홍어지만, 손맛만은 전라도의 그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미산 홍탁은 암모니아 냄새가 많이 나는데, 이 집 홍탁은 항아리에 짚새기를 넣어 제대로 삭힌 그런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격대가 착한 편이믈로 흑산도 홍어가 아니라는 아쉬움은 맛을 보면 금새 잊게 되죠. 맛을 봐도 흑산도 홍어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다만 원산지표기가 돼 있을 뿐이죠.


막걸리와 가장 어울리는 안주를 꼽으라면 뭐니뭐니해도 홍탁이죠. 홍어회에 막걸리 한 대접을 들이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홍어회는 뭐니뭐니해도 제대로 익힌 묵은지에 싸먹어야 제 맛이죠. 주인장이 뒷뜰 마당에 묻어 놓은 항아리에서 방금 꺼내온 묵은지입니다.


여기에 애배추와 다시마, 무섭게 매운 청양고추와 쌈장이 곁들여 나오고요,


일식집 밑반찬 같은 접시가 나옵니다.


열무김치, 오이지, 파김치, 고들빼기 등 다른 밑반찬도 맛을 보면 마치 전라도 목포나 나주 쯤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돕니다.


벽 한 켠에 징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벽시계가 정겨운 곳. <꼴통집>은 흑산도 홍어가 아니더라도 전라도 손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선술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