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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엄동설한에 배곯는 겨울철새를 살립시다. 단?

최근 한파와 폭설로 철새들과 야생동물이 먹이가 없어 겨울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전은 갑천과 대전천, 유등천에 사시사철 철새가 날아듭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이 대전의 3대 하천 조류 조사를 벌였는데 해마다 10월초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겨울철에 멸종위기 종인 흰목물떼새와 천연기념물인 큰고니(201호), 황조롱이(323호), 원앙(326호) 등 3천마리 이상이 월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하천변 둔치의 풀까지 얼어붙어 철새들이 먹이난에 허덕이게 된 겁니다. 이들이 굶는 일이 잦아지면 건강이 악화돼 봄에 시베리아 등지로 돌아갈 힘조차 없어지게 됩니다.

보다못한 대전시와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가 합동 작전에 나섰습니다. 식량난에 허덕이는 겨울철새와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살포하기 시작한 것이죠.

 14일 대전시와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회원들이 대전3대하천에서 조류용 사료를 살포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2일 대전 중구가 유등천 도마교~수침교 구간에서 조류용 사료 100을 살포한 데 이어 14일에는 대전시와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가 공동으로 3대 하천을 돌며 800을 살포했습니다.

특히 이번 야생동물 먹이주기에는 대덕구 대화동 산업단지에 있는 제일사료에서 사료 30포를 기증해 엄동설한에 배곯는 야생동물들에게 훈훈한 '인심'을 전했습니다.

 하천변에 살포된 조류용 사료. 이미 철새들이 다녀간 발자국이 선명하다.

겨울철새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산에 사는 고라니 등 야생동물도 먹이가 없어 쫄쫄 굶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15일(금)에는 서구 기성동 장태산, 유성구 덕명동 도덕골에서 200씩 사료를 살포한다고 합니다.

이어 21일에는 대덕구 삼정동 계족산에서 500을, 22일에는 동구 세천동 식장산에서 400의 먹이를 나눠줄 예정입니다.

엄동설한에 배곯는 겨울철새는 모두 살려 봄이 되면 힘차게 고향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되, 정치철새까지 살려서는 안 되겠습니다.

정치철새는 대한민국의 정치선진화를 역행할 뿐만 아니라 하는 짓거리가 소신없이 왔다갔다하는 습관이 있어 부정부패에도 잘 휩싸이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표를 주지 말고 쫄쫄 굶겨서 정치판에서 몰아내야 우리나라가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예전에 '바보'라고 불리던 그런 분의 가치가 그리운 겨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