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보내면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준 대표적 사건으로 타블로 학력위조 의혹을 꼽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참 인간이란 동물들"이란 말이 나오게 만드는 사건이었습니다.
스탠퍼드대 졸업생 명단에 타블로의 이름이 없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십만 명이 '마녀사냥'에 동참한 유례가 없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습니다.
타블로는 이 사건으로 죽임을 당한 것과 마찬가집니다. '사이버 살인미수'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이런 마녀사냥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매일 <타진요> 카페에 로그인해 '타블로 죽이기' 온라인 게임을 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 한 50대 후반의 <타진요> 회원은 경찰수사 결과, "티블로, 당신이 이겼오"라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타블로 죽이기'라는 마녀사냥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희열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하니 정말 아찔해집니다.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꼽았다고 하는데, 이는 '진실은 아무리 숨기려해도 드러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는 현 정부를 비꼬아 만든 말인 것 같은데 타블로 사건에 비춰보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거짓을 주장해도 진실을 바뀌지 않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저는 <타블로 사건>을 2010년의 사건으로 꼽으면서 '가롱성진(假弄成眞)'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한 일이 나중에는 진실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말입니다. 거짓이 진실인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죠.
<타블로 사건>을 보면서 많은 누리꾼들이 이런 식으로 마녀사냥에 빠져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에는 거짓인지 진실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 거짓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여기고 많은 누리꾼들이 타블로 죽이기에 몰입하게 됐으니까요.
타블로, 본명으로 이성진 씨는 당분간 연예계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더 한다고 합니다. 하루 빨리 이성진 씨가 건강한 정신을 회복하고, 우리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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