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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대전에서맛 맛볼 수 있는 오징어찌개의 중독성

대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던 <한밭칼국수>가 칼칼한 두부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면 <소나무집>의 오징어찌개는 새콤매콤한, 그 어디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는 중독적인 맛으로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26년간 한 자리 지켜온 두부탕 '한밭칼국수'



<소나무집>은 대전 중구 대흥동 옛 대전극장 앞에 있습니다. 사장님이신 윤슌옥할머니가 1960년대부터운영해 온 집이니 무려 50년 가까이 된 집입니다. 충남 서천이 고향이신 이 할머니는 지금도 모든 재료를 서천에서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이 집의 메뉴인 오징어찌개는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생계를 위해 조그만 선술집으로 식당을 연 윤순옥 할머니가 오징어찌개를 만들다가 쉰 무김치를 오징어와 볶아서 안주로 내 간 것이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독자적으로 개발해 낸 것이죠. 이게 오늘날 오징어칼국수의 시초가 된 것이랍니다.

 
이 집의 메뉴는 오징어찌개와 두부부침이 전부입니다. 오징어찌개를 사람 수에 맞게 시킨 뒤 두부부침을 먼저 달라고 합니다.


그냥 두부를 부쳐서 양념장만 내왔을 뿐인데 두부가 참 고소합니다. 막걸리가 땡기긴 했지만 오후에 약속이 잡혀 있어 막걸리는 생략합니다.

이 집에 들어서면 먼저 김치가 나오는데 이 새콤한 김치를 담백한 멸치육수로 국물맛을 낸 오징어찌개에 넣어서 함께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새콤하면서 신 맛이 나는 김치를 오징어찌개가 나오면 함께 넣어 끓입니다.


매콤한 오징어찌개 본래의 맛에 '비법 김치'가 어우러지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번 이 맛에 길들여지면 중독된다고나 할까요, 그 맛을 잊지 못해 오랜 단골이 많은 식당 중 한 곳입니다.

오징어찌개가 나오면 일단 오징어와 신 김치를 함께 건져 먹습니다.


웬만큼 건져먹다가 칼국수 면을 시킵니다.


오징어찌개가 오징어칼국수로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칼국수를 끓일 때도 추가주문한 김치를 한 접시 더 넣어줍니다.


칼국수에 시원매콤한 오징어찌개와 새콤한 김치가 베어 그 모든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셋이서 먹는데 국수를 3인분 시켜서 경쟁하듯 먹었네요.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한국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밥을 세 개 더 시킵니다. 오늘 먹는 걸로봐서 1인당 한 그릇은 문제가 안 될 듯합니다. 더구나 이 집의 양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거든요.


밥 세 공기가 오징어찌개 속으로 풍덩 빠집니다. 양념이 밥에 배일 때까지 자글자글 끓이다가 볶아 줍니다. 국물이 밥에 모두 스며들 때까지 볶아주면 각자 앞접시에 담아 먹습니다. 참 독특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맛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할 때 더 당기는 맛입니다.


이 집 매니아인 제 동료들은 눌러붙은 밥까지 수저로 박박 긁어먹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잘 먹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프랑스말로 친구를 "꼬뺑(Copain)"이라고 하죠. 라틴어 어원으로 "꼬(Co)"는 "함께"라는 뜻이고, "뺑(Pain)"은 "빵"입니다. 그러니까 "빵을 함께 나눠먹는 사람"이 바로 "친구"란 뜻입니다.

함께 식사를 나누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참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