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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26년간 한 자리 지켜온 두부탕

지난번 <대전맛집>에서는 25년간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콩나물탕의 지존 <탑집>을 소개했죠.

<탑집 맛보기 클릭>

오랜 세월 한 곳에서 똑같은 맛을 고객들을 위해 매일 준비하고 서비스하는 일은 정말 훌륭한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전시 중구 은행동 동양증권과 선화초등학교의 중간지점에서 건너편 골목길로 들어가면 오랜 세월의 발자취가 느껴지는 골목길이 나옵니다. 그 곳에서 26년째 자리잡고 있는 <한밭칼국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밭칼국수 전경

이 집에서 한 끼니를 때우려면 12시 정각에 맞춰가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11시 50분에 맞춰 갑니다. 이 집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테이블 숫자에 맞춰 두부탕이 나옵니다.

두부탕 한 냄비

두부와 파, 고추, 마늘에 고춧가루양념장, 그리고 이 집의 비법 육수(멸치육수)를 부어 냄비채 내면 칼칼하면서도 담백한 두부탕이 됩니다.

끓이면 끓일수록 맛의 깊이가 달라지죠. 얼큰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오묘한 맛이 26년째 사랑받는 비결인 듯 합니다.

앞접시에 한 국자 퍼 담았습니다.

이날은 두 명이서 먹었는데 양이 좀 많습니다. 세 명 혹은 네 명이 먹어도 좋습니다. 여기에 칼국수 사리를 시키면 안주인께서 삶은 칼국수 사리를 내옵니다. 배는 이 사리로 가득 채우게 되죠. 사리를 삶아야 하는 데다 워낙 사람들로 북적거려 메뉴판에서 볼 수 있듯이 두부탕이 나오면 바로 칼국수 사리를 시켜줘야 합니다.

배추겉절이

밑반찬은 배추겉절이 단 한 가지. 매일 아침마다 안주인이 무쳐서 점심 때부터 손님 식탁에 내놓는 이 겉절이에 칼국수를 함께 먹으면 맛이 더 좋습니다.

칼국수 사리를 넣은 두부탕

삶은 칼국수 사리에 안주인께서 육수를 더 부어주십니다. 한 번더 팔팔 끓인 뒤 앞접시에 담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 사리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두부탕은 2명보다는 3~4명이 함께 먹는 게 더 저렴하고 풀코스로 먹을 수 있거든요. 한 테이블을 꽉 채웠다면 5천원짜리 두부탕에 칼국수 사리 2인분을 넣은 뒤 밥을 볶아달라고 주문을 할 수 있거든요.

안주인의 밥 볶는 속도가 빠릅니다.

담백한 맛의 볶음밥까지 뚝딱 해치우면 배가 가득차오릅니다.

후덕한 안주인께서 훤히 내다보이는 주방에서 끊임없이 두부탕과 칼국수 사리를 끓이고 삶습니다.
두부가 수북합니다. 원래 이것보다 더 수북한데 점심시간 끝나면 뚝딱이죠~

26년간 한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서민들에게 값싸고 배부른 두부탕을 끓여주는 <한밭칼국수>. 대전의 골목길 맛집 중의 맛집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역사의 발자취가 묻어난 이런 식당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