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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세계 최초의 동굴형 수족관 공사가 한창인 보문산동굴에 가다

세계 최초의 동굴형 수족관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이 될 보문산 아쿠아월드 공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보문산 아쿠아월드에 설치될 수족관은 4천톤급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큽니다. 63빌딩 수족관이 500톤급이니까 무려 8배나 큰 규모지요. 박성효 대전시장이 미국에서 세계 최대의 수족관 기업인 레이놀즈사로부터 투자유치를 이끌어내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아쿠아월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보문산 동굴은 겨울이라 그런지 을씨년스런 분위기였습니다. 포크레인 한 대가 열심히 땅을 파헤치고 있었고 인부들은 바깥에서 모닥불을 쬐고 있었습니다. 동굴 입구 앞으로 물고기를 형상화한 2층 건물이 들어서게 됩니다.

 한창 공사가 한창중인 보문산 동굴.
 보문산 아쿠아월드 조감도.

보문산 동굴은 원래 자연동굴이었는데, 유사시를 대비한 군사용 충무시설로 이용되면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35년간이나 차단됐었습니다. 이 전에는 동굴 안에 물이 흘러 뗏목이 다녔다고 하더군요. '아이리스'의 촬영이 이뤄졌던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충무시설로 이용되던 보문산동굴. 왼쪽같은 방이 수십개가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쿠아월드 공사를 위해 시설물들이 완전히 철거됐고 어두컴컴했습니다. 내부는 도저히 사진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동굴 입구로 들어가자 벽면에는 낙서로 가득했습니다. 이 동굴 복도를 따라 수족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치된다고 합니다. 관람객이 걸어가는 복도 아래로도 헤엄을 치는 물고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투명한 해저터널 느낌이 들 것 같더군요.

 낙서로 가득한 보문산 동굴 입구 안쪽.
              바로 이런 분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보문산동굴은 정말 넓고 길었습니다. 동굴의 지형적 형태를 살려 아시아관, 테마관, 아프리카관, 아마존관, 파충류관, 한국관 등이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인공적인 수족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비감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공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동굴의 끝에 다다르면 에스컬레이터로 지금의 '푸푸랜드'로 이동하게 됩니다. '푸푸랜드'는 보문산 실외수영장인데 영업이 되지 않아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지금은 푸푸랜드 건너편의 놀이동산인 '그린랜드'와 함께 완전히 폐허 상태, 그대로입니다. 보문산을 오르다보면 정말 짜증이 확 치밀어 오르게 만들 던 곳이죠. 어릴적에는 이 곳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조금 더 커서는 여자애들하고 놀러다니던 곳 중 하나였는데 말이죠.

 지금은 폐허상태로 방치돼 있는 그린랜드와 푸푸랜드. 겨울이라 폐허 분위기는 조금 덜 나는 것 같네요.

보문산 아쿠아월드에서 바로 이 곳 푸푸랜드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푸푸랜드에는 체험관이 만들어진다고 하는데요, 물고기 잡기 체험, 4D체험관, 실내수영장 등이 조성돼 몸으로 체험하고 느끼는 진일보한 개념의 아쿠아월드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멸종어종을 로봇물고기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대목에서는 역시 과학도시 대전다운 발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린랜드도 대전시가 개인으로부터 땅을 매입해 2012년까지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도 기대가 되네요.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된 그린랜드와 푸푸랜드를 철거하고 다시 사람들에게 추억을 심어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참 다행스럽기도 하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보문산 인근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보문산에 대한 추억이 참 많습니다. 대전도심 한 가운데 어머니 가슴처럼 봉긋하게 솟은 느낌이랄까.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산입니다. 세계 최초의 동굴형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이 될 보문산 아쿠아월드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