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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원도심 소극장에 암행어사가 뜨는 이유

요즘 대전 원도심에 자리한 소극장에 암행어사가 뜬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극장 공연시 신분을 감추고 입장해 공연내용, 극장시설 등 이것저것을 살핀다고 합니다. 극장주 입장에서는 이런 암행어사 때문에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나 이들의 인적사항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일까요?

대전 중구 대흥동 208-3번지. 1층에는 20여년된 떡볶이집으로 유명한 이박사네가 있고, 2층에는 소극장 '핫도그'가 지난해 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성모극장 맞은 편에 나홀로 있던 원도심 소극장 '드림아트홀'은 그간의 외로움을 덜 수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 원도심 소극장이 문을 닫은 이후 새롭게 피어나는 원도심 소극장 시대는 지역을 사랑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원도심으로 진출하면 연극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안도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이들 소극장 두 곳에서 전해지는 소식도 반가움을 더합니다. 간판도 새로 걸고 깨끗하게 리모델링한 드림아트홀에서는 대전역사상 최장공연 연극('경로당 폰팅사건')이 탄생하는가 하면, 핫도그에서는 서울공연에 앞선 연극('청춘의 등짝을 때려라')도 선보였습니다.

 드림아트홀에서 대전역사상 최장공연 기록을 세운 '경로당 폰팅사건'

이렇듯 원도심에 두 곳의 소극장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것은 박성효 대전시장이 원도심 문화공연 활성화를 위해 새롭게 펼친 연극전용 소극장 지원사업 덕분입니다.

대전시는 원도심 지역이 연극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소극장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3년까지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이 사업은 6억 5천만원을 들여 소극장 다섯 곳을 한 곳당 3년에 걸쳐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첫 해는 7천만원을 지원하고 둘째, 셋째 해는 3천만원씩을 지원합니다. 그러나 선정됐다고 무조건 지원되는 것은 아니고 80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감액되거나 지원중단이라는 조치가 취해집니다. 소극장 암행어사는 소극장 운영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단으로 현재 세 명의 위원이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공연장에 소리 없이 나타납니다. 때로는 시청 관계 공무원과도 마주치지만 신분노출을 꺼려해 서로 눈짓만 주고받는다고 하네요.

  소극장 '핫도그'의 외부전경

드림아트홀의 주진홍 대표의 말입니다.
3년에 걸친 장기지원사업은 극장 활성화에 기대를 걸게 합니다. 이와 함께 평가작업이 이뤄짐에 따라 더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대전가톨릭문화회관 소극장과 중구문화원 뿌리홀 등에서도 상시 공연이 이뤄지고 있고, 많은 분들이 이런저런 정보를 듣고 많이들 찾아가십니다. 저도 요즘 소극장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고 있거든요. 특히 아내와 함께 찾는 소극장, 행복지수가 조금씩 조금씩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