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stoire sans dormir

자유선진당에 어울리는 고사성어 '양두구육'

자유선진당이란 정당이 있습니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국회의원 숫자가 16명에 불과한 소수정당이지만 엄연히 우리나라 제3당이고, 제2 야당입니다. 혹자는 충청권에 기반을 둔 <충청당>이라고도 하지만 충북에서는 지지율이 바닥이니 <대전충남당>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우리나라 3개 정당을 두루 섭렵한 염홍철씨를 대전시장에 당선시킨, 대전에서는 수권정당이지요. 그래서 혹자는 자유선진당을 <철새당>이라고도 합니다. 민주당 출신 이상민, 한나라당 출신 이재선 등 친정에서 공천을 못받은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해 당선시킨 정당이기도 하니 그럴듯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 무상급식으로 지방선거에서 재미를 본 민주당이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이른바 <공짜시리즈>를 남발하는 걸 <전승불복(戰勝不復)>이란 고사성어에 빗댄 바 있습니다.

http://its-daejeon.tistory.com/250

<손자병법>이 이르기를 '한 번 승리한 전법으로 다시 전쟁에 나섰다가는 반드시 필패한다는 교훈을 뜻합니다.

무상급식만 해도 관련 법을 만들어 정부가 추진하도록 하면 될 일을 괜시리 지자체 안에서 이념논쟁만 하도록 만든 꼴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분열주의로 국가를 몰아가는 것에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유선진당의 무상급식에 대한 태도롤 보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고사성어가 딱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죠. 선전은 그럴듯한데  내실이 따르지 못함을 비유하는 사자성어입니다.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가 연일 민주당의 <공짜시리즈>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이죠.

그런데 자유선진당 소속인 염홍철 대전시장은 김신호교육감과 지차제-교육청 간 예산부담 분담비율을 제안했다가 김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자체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당론과 개인적 소신이 동일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상급식이 보편적  복지 차원이 아닌, 의무교육 차원이니 의무급식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의무교육은 나라가 책임질 일입니다. 시장이 주제 넘게 책임질 일이 아니죠. 그렇다면 우선 자신이 속한 정당부터 설득해서 정부가 무상급식을 추진하도록 실력을 행사하는 게 우선이겠죠. 그게 순서가 아닐까요? 자기가 속한 정당은 <무상>이라는 가치에 공감하지 않는다는데 자신의 직분이 시장이니 시민들이 내는 세금 마음대로 쓴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인가요?

대전시장이 이런 소신을 갖고 있지만 구청장들은 속내가 다른가 봅니다.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대전의 유일한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다보니 민주당의 이념에 충실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대전시가 부담하면 절반이라도 부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다른 자치구는 입장이 다른 것 같습니다. 서구만 해도 학생이 제일 많다보니 당장 1~2학년부터 무상급식을 하면 크게 부담이 되지 않겠지만 전면 확대가 된다면 예산에 부담이 커지겠죠.

염 시장은 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궁금해집니다. 벌써부터 저소득층 정보화지원 등 지자체가 교육청에 지원해주는 저소득층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고 있습니다. 아랫돌 빼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상석하대(上石下臺)>격이고 <하석상대(下石上臺)>격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정부에서는 복지정책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정부가 돈을 대는 건 아니라는 거죠. 일상적으로 정부가 50%의 예산을 광역단체에 내려보내면 이를 다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나눠 부담합니다. 그렇다보니 지자체는 예산증가율보나 복지예산증가율이 4~5배씩 높은 게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전면 실시한다면 나중에 그 뒷감당을 누가 하겠습니까? 누가 우리 자식 공짜로 학교에서 밥먹이자는데 반대하겠습니까만은 현실은 엄연히 현실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겁니다. 벌써부터 멀쩡한 집안 아이들까지 공짜로 밥먹이겠다며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갈 예산부터 삭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민예산을 운용하는 행정을 하는 데 있어 감정에 치우치거나 인기영합적으로 한다면 그 뒷감당은 분명 시민들에게 되돌아오게 돼 있습니다.

본사 사장인 이회창 대표가 양 머리를 내걸고 양고기 장사를 하려는데 그 대전지사장인 염홍철 시장은 개고기를 팔고 있습니다. 그러니 <양두구육>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