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대통령이 세종시 원안을 수정하려 할 때 "충청도에서 표좀 얻으려고 했다"고 말해서 국민들이 이만저만 실망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또 이런 말씀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백지화하겠다면서 "그냥 충청도에서 표좀 얻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게 게재돼 있는 대통령 당선자 공약에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이 보란 듯이 다섯 번째로 올라와 있군요.
대통령이라면 모든 국정을 관장하고 있고, 대통령후보의 공약도 소위 '싱크탱크'에서 만들어질테니 대통령 본인이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대통령 스스로 "충청도에서 표좀 얻자고 거짓말을 했다", "공약집에 없다"는 식으로 말씀을 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정서적 배신감과 실망감은 어떻게 하실건지요?
주자(朱子)의 어록을 집대성한 <주자어류(朱子語類)>를 보면 '자기기인(自欺欺人)'이란 말이 나옵니다. 즉 "남을 속이는 것 역시 자신을 속이는 것"이란 뜻이죠. 국민들은 대통령이 그냥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굳이 노자(老子)를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약속을 쉽게 하는 사람은 믿을 수 없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을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민심을 대통령께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막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분명 간신배들입니다.
이런 때에 한나라당에서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최고위원이 일침을 가했습니다.
박성효 최고위원이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과학벨트 관련 언급을 하려하자 안상수 대표가
비공개회의에서 하라 며 제지하고 있다.<출처 - 문화일보>
박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집에도 나오지 않고, 선거 때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는데 ‘대통령의 공약이 이렇게 우습게 변질될 수 있나’ 하고 충청도민은 당혹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이 공약은 한나라당 공약집과 대선후보 공약집에도 나와 있는데 이런 것도 청와대 참모들이 안 챙겼느냐”고 질타했다고 합니다.
그는 또 “점심약속에 늦거나 못 지킬 때 상당한 이유와 미안함을 표시하는데 대통령 말씀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우리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충청권의 민심”이라고도 했습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국민이 정치판에 대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왜 정치인이 말을 바꾸냐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일하는 대통령에서 한걸음 나가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를 내정하고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제동을 걸자 대통령께서 진노하시고 한나라당 지도부를 한번 크게 혼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이 세다고, 위엄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뒤로 물러선걸 보면서 국민들은 실망했습니다.
박성효 최고위원의 오늘 발언은 충신으로서의 간언입니다. 충신의 간언을 물리친다면 결코 성공한 정권이 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간신배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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