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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부산에서 본뜬 무지개프로젝트, 대전에선 왜 버리나?

요즘 부산이 대전을 배우느라고 난리법석입니다. 무얼 배우냐구요? 바로 빈곤동네를 원주민은 그대로 놔둔채 재생하는 '무지개프로젝트'입니다.


부산시가 대전의 무지개프로젝트를 본떠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지만 잘 못 배웠다며 대전을 제대로 본받을 것을 촉구하는 신문기사가 연일 지면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오늘자 기사를 보면 대전의 무지개프로젝트가 성공했던 건 민관학 파트너십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별도의 팀이 있는데 부산은 그런 일원화되 기구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금의 대전시는 이 팀이 없어졌습니다. 왜요? 시장 한 명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말이죠.

염홍철 대전시장은 자신이 민선3기 시장 시절 추진했던 복지만두레를 부활시키면서 무지개프로젝트팀을 없앴습니다. 무지개프로젝트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고 부서별로 계속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부산일보>가 주목한 "민관학 파트너십의 관제탑 역할"을 할 부서 자체가 없어진 겁니다.

무지개프로젝트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기획, 연출한 작품입니다.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무지개프로젝트는 찔끔찔끔 도와주던 복지 개념을 벗어나 빈곤동네를 선정해서 한꺼번에 속도감 있게 지원하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입니다. <부산일보>가 작년 9월 대전에 기자를 보내 집중 취재한 보도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왜 무지개프로젝트가 그 꽃을 피우다가 지는 신세가 되었을까요? 염홍철 시장은 '복지만두레'라는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복지만두레가 박성효 전 시장 시절 없어졌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복지만두레는 말그대로 저소득층과 자원봉사자를 1대 1로 결연하는 사업입니다. 좋은 취지지만 동네별로 복지만두레 조직을 만들어 이 조직에 예산을 지원합니다. 그렇다보니 무슨 선거조직같은 느낌도 들고, 실제로 그렇게 이용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박성효 시장 시절에도 복지만두레는 관 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바뀌어 계속 운영돼 왔습니다.

복지만두레는 그렇게 순수하게 민간주도로 이뤄지면 됩니다. 부산은 물론 제주, 대구, 광주 등 전국의 도시들과 해외에서도 배워간 무지개프로젝트가 안타깝게도 그 발상지인 대전에서 그 자취를 감춰가고 있습니다.

<부산일보>에서 사설을 통헤 "대전의 무지개프로젝트를 제대로 배우자"고 주장하는 내용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