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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추적추적 비내리는 날 직접 부쳐먹는 녹두빈대떡

추적추적 비가 내리거나 눈이 소복히 쌓인 날엔 괜시리 빈대떡과 막걸리가 당깁니다.

그런 날 찾아가면 제 격인 집이 대전 대덕구 중리동 증산도회관 뒷 편 골목에 있습니다. 바로 <통일면옥>입니다.

강원도가 고향인 주인장이 20여 년 전쯤 대전에 내려와 차렸다고 하는데, 꽤 입소문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집입니다.


저는 8~9년 전쯤부터 간혹 찾는 집이기도 하죠.


이 집은 직접 부쳐먹는 녹두빈대떡과 막국수, 냉면 등이 유명합니다. 맛있기로는 황태를 찢어 넣고 초고추장 양념과 비벼먹는 비빔냉면이나 회막국수가 가장 맛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맛집을 소개하기로 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녹두빈대떡 한 그릇과 비빔막국수, 물막국수, 메밀수제비를 시켜 골고루 맛보기로 했습니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주전자에 따끈한 물이 나오는데, 바로 메밀 삶은 물입니다.


녹두빈대떡을 시키면 이렇게 솥뚜껑 뒤집어놓은 듯한 불판과 돼지비계 덩어리가 나옵니다. 이 비계덩어리를 올려놓고 불을 피우면 기름이 나오죠. 그 기름에 빈대떡을 부쳐 먹는 겁니다.


녹두와 멥쌀, 돼지고기, 배추김치, 고사리, 숙주나물 등을 넣은 반죽을 내오면 국자로 퍼서 불판에 올려 놓고 골고루 펴가며 부쳐 먹으면 되는 거죠.


녹두빈대떡에 동동주가 빠질 수 없죠. 찹쌀동동주입니다.

 

빈대떡을 부칠 때는 돼지비계를 불판 가장자리에 둘러 기름이 골고루 퍼지게 해줘야 합니다. 특히 한 면이 다 익은 다음에 뒤집어 줘야 능숙하게 뒤집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골고루 잘 익습니다. 양이 많아서 이런 식으로 6~7장은 부쳐 먹은 것 같군요.


겨울철에는 메밀수제비를 시켜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역시 메밀국수집답게 메밀로 빚은 수제비입니다.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입니다. 메밀은 변비에 효능이 좋다고 하죠. 특히 메밀은 그 성질이 차갑다고 하는데, 저는 뜨거운 남자여서 메밀과 음식궁합이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파전보다는 녹두빈대떡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구요... 오늘은 회냉면이나 회국수보다 메밀의 "심심한(?)"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비빔과 물막국수를 주문했지요.


반찬은 냉면무김치와 잘 익은 열무김치가 나옵니다. 열무김치는 젓가락이 자주 가지는 않는군요. 냉면무김치만 한 접시 더 달라고 해서 먹었습니다. 아무래도 막국수와 냉면무김치가 잘 어울리는 것 같군요.

<통일면옥>은 강원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대전에는 흔치 않은 집입니다.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니 한 번 들러들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