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에 늦은 시간까지 과음과 피로에 시달려 허해진 기를 보충하기 위해 <황해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강OO형과 붕어찜과 어죽을 먹으러 자주 찾던 곳이죠.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는 집이어서 서둘러야 기다리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술 안주로 붕어찜과 장어구이가 많이 나가고 점심시간에는 어죽과 어죽칼국수를 찾는 손님이 대부분입니다.
이 집의 어죽과 어죽칼국수는 자연산 붕어와 장어, 쏘가리, 빠가 등을 푹 고은 뒤 뼈와 머리를 제거합니다. 뭉개진 생선살만 남은 육수에 묵은김치와 호박, 파 등을 넣어서 내놓는데요, 여기에 쌀을 넣으면 어죽이고 칼국수를 넣으면 어죽칼국수가 되는 거죠.
어죽과 어죽칼국수에 들어가는 붕어는 충남 당진과 대청댐 등지에서 잡은 자연산이고, 나머지 생선들도 모두 국산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주 오래 전에 친구들과 충남 금산으로 낚시를 갔다가 포획한 빠가로 친구가 끓여 준 어죽을 시식한 적이 있는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꺼리는 음식이 됐었습니다. 하지만 <황해식당>에서 생선 비린내가 전혀 없는 칼칼하고 감칠맛나는 어죽을 접한 이후로는 즐겨 먹는 음식이 됐습니다.
칼국수 면도 이 집에서 직접 반죽해서 뽑아냈다는데 정말 쫀득한게 맛이 좋습니다. 생선살까지 감겨 있는 면발을 후룩후룩 다 먹고 나면 아쉬운 느낌마저 듭니다.
어죽에는 수제비와 국수사리가 들어 있습니다. 다 먹고 나서 공기밥을 더 말아 먹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황해식당>의 밑반찬은 딱 두 가지입니다. 동치미와 김치죠. 거기에 소금에 절인 청양고추 다대기가 나오는데, 더 얼큰한 맛을 즐기려면 이 다대기를 조금 넣어주면 됩니다.
비린내 때문에 어죽을 접해보지 못한 분들에게 <황해식당>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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