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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ire sans dormir

MB 인품 거론한 박성효 한나라당 왕따되나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최고위원이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왕따가 되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정부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분산배치설.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이명박대통령께서 백지화 선언한 데 이어 영남권 여론 무마용으로 과학벨트의 분산배치가 굳히기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박성효 최고위원이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연합뉴스>

 

과학벨트는 대통령의 마지막 남은 대형 국책사업 공약입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노무현대통령께서,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노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추진한 세종시에 과학비즈니스도시 개념을 넣어 충북 오송,오창,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이를 '이명박표 세종시'라고 얘기했지요.

그러니까 과학벨트는 중이온가속기, 기초과학연구원 등 핵심시설이 있는 거점지구로 세종시를 상정하고,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충북 오송, 오창을 기능지구로 연계하겠다는 충청권 대선공약입니다.

또 이명박정부가 발표했던 5+2 광역경제권 구상에도 충청권은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고 되어 있고, 작년 이주호 현 교과부장관께서 차관으로 있을 때도 세종시가 과학벨트의 최적지라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께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를 만나 과학벨트 분산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고, 교과부에서도 청와대에 이같은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보고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충청권을 대표하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박성효 전 시장이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MB의 인품'까지 거론하며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죠.

 

          박성효 최고위원의 강도 높은 발언에 안상수 대표 최고위원과 홍준표 최고위원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박 최고위원은 "(과학벨트) 문제가 정치의 범위를 넘어, 대통령의 인품에 대한 범위까지 번져나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고, 이에 대해 김무성 원내대표가 "말이 너무 지나치다. 말을 너무 함부로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안상수 대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이 국가 전체의 일에 대한 업무를 보고해야지, 자꾸 지역 이야기를 한다면 최고위원 자리에 왜 앉아 있나, 사퇴하든지 해야지"라고 불쾌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최고위원회의는 비공개회의로 바뀌었고, 안형환 대변인은 안 대표 최고위원이 박 최고위원에서 사과했다고 발표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습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이른 아침 CBS라디오, 오후에는 MBN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과학벨트 쪼개기라는 개념이라면 참으로 우스운 정부가 될 것"이라며 "뭘 어떻게 추진하는 게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인지, 말은 백년대계라고 하면서 단순하게 민심수습용이나 표 관리용으로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개탄했습니다.

야당보다 더 야당답게 MB국가리더십과 정치신뢰 문제를 거론하는 박성효 최고위원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