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보려고 CGV에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예매해서 집으로 갔더니 딸 아이가 그 영화를 보겠다고 조르는 바람에 아내와의 심야 영화데이트가 무산됐습니다.
얼떨결에 11살난 딸과의 데이트를 하게 됐죠.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한 마디로 말해 상상외로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제가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봤던 팀 버튼의 '가위손'에 대적할만하다고 하면 지나친 헌사일까요?
파르나서스 박사의 Parnassus를 라틴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그리스 중부의 산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파르나서스 산은 아폴론(Apollo)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아폴론 신에게 헌정된 산입니다. 또 음악의 신 뮤즈(Muse)들이 살던 곳이죠.
정확치는 않지만 Parnassus가 주는 어감은, Parasol의 Par-처럼 '반대', 혹은 '막는다'는 의미, ' Sense'에 저항하는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어쨌든 제가 보는 파르나서스 박사는, 아폴론에 헌정된 산이란 이름처럼, 아폴론의 재림입니다. 아폴론은 '그리스적 성격과 문명의 대표적 신으로, 국가에 있어 중요한 도덕이나 법률을 주관'하는 그런 신이죠.
아폴론 신전처럼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영혼 목욕탕입니다. 상상극장의 통로인 거울을 관통하면 영혼의 더러움을 씻게 됩니다.
하지만 거울뒷편의 상상세계는 그냥 상상만으로 존재하는 세상은 아닙니다. 현실과 상상이 겹쳐져 있는 그런 것이죠. 다시말해 현실이 투영된 상상의 세계인 것이죠. 마치 우리가 꾸는 꿈처럼 말입니다.
거울뒷편의 상상세계는 원초적이고 욕망지향적인 자아와 도덕과 법적 가치를 앞세운 자아가 서로 부딪치는 격전장이기도 합니다. 이 싸움에서 도덕과 법적 가치가 원초적이고 욕망적인 가치를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폴론 신의 재림인 파르나서스 박사는 영혼목욕을 위해 악마와 내기를 합니다.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 박사는 지식과 권력을 위해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지만, <파르나서스>에서 파르나서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스터 닉과의 내기에서 이김으로써 영생을 얻습니다. 어찌보면 미스터 닉은 파르나서스의 또 다른 영혼일런지 모를 일입니다. 이 싸움에서 파르나서스가 미스터 닉을 이기는 것은, 꿈의 세계에서처럼. 불가능한 일이죠. 마치 술주정뱅이가 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영혼목욕에 실패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사기꾼 토니의 등장으로 이런 공식은 유지되지 못합니다.
자살로서 고인이 된 히스 레저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이 각각 연기한 토니 역은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그는 거울뒷편 세계로 주요 등장인물을 끌고 가는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빅토리아가 16살이 되는 해 악마에게 넘겨주기로 한 것을 파기하는 두 번째 내기, 빅토리아를 되돌려 받기로 하는 세 번째 내기가 이어지게 됩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히스 레저의 자살로 4인 1역의 캐스팅이란 이례적인 사건이 있기는 했지만, 오히려 영화를 살리는 힘이 된 것 같습니다.
빅토리아를 악마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5명의 영혼을 먼저 사로잡아야 하는데, 여기서 토니가 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5명을 채우지 못하죠. 5번째 악마의 희생양은 바로 빅토리아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기꾼 토니는 빅토리아를 유혹해 악마에게 넘겨주고 무대에서 사라지지만 결국 목메임을 당합니다. 파르나서스 박사는 영혼목욕이란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죄인을 단죄합니다. 그리고 빅토리아는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됩니다. 자신이 꿈꾸던 안락한 현대식 아파트와 아이,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말입니다. 그 남편은 순수한 떠돌이 안톤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발렌티나가 안톤과 딸 아이를 만나러가는 장면을 뒤쫓는 파르나서스 박사. 파르나서스 박사와 발렌티나는 이미 서로 다른 세계에 있습니다. 그것은 파르나서스 박사가 더 이상 근접할 수 있는 현실의 세계입니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던 영화가 현실과 상상으로 이분되는 순간입니다.
빅토리아는 상상극장의 무대이기도 한 마차에서 현실의 세계를 꿈꿉니다.
얼떨결에 11살난 딸과의 데이트를 하게 됐죠.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한 마디로 말해 상상외로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제가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봤던 팀 버튼의 '가위손'에 대적할만하다고 하면 지나친 헌사일까요?
파르나서스 박사의 Parnassus를 라틴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그리스 중부의 산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파르나서스 산은 아폴론(Apollo)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아폴론 신에게 헌정된 산입니다. 또 음악의 신 뮤즈(Muse)들이 살던 곳이죠.
정확치는 않지만 Parnassus가 주는 어감은, Parasol의 Par-처럼 '반대', 혹은 '막는다'는 의미, ' Sense'에 저항하는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어쨌든 제가 보는 파르나서스 박사는, 아폴론에 헌정된 산이란 이름처럼, 아폴론의 재림입니다. 아폴론은 '그리스적 성격과 문명의 대표적 신으로, 국가에 있어 중요한 도덕이나 법률을 주관'하는 그런 신이죠.
아폴론 신전처럼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영혼 목욕탕입니다. 상상극장의 통로인 거울을 관통하면 영혼의 더러움을 씻게 됩니다.
하지만 거울뒷편의 상상세계는 그냥 상상만으로 존재하는 세상은 아닙니다. 현실과 상상이 겹쳐져 있는 그런 것이죠. 다시말해 현실이 투영된 상상의 세계인 것이죠. 마치 우리가 꾸는 꿈처럼 말입니다.
거울뒷편의 상상세계는 원초적이고 욕망지향적인 자아와 도덕과 법적 가치를 앞세운 자아가 서로 부딪치는 격전장이기도 합니다. 이 싸움에서 도덕과 법적 가치가 원초적이고 욕망적인 가치를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폴론 신의 재림인 파르나서스 박사는 영혼목욕을 위해 악마와 내기를 합니다.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 박사는 지식과 권력을 위해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지만, <파르나서스>에서 파르나서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스터 닉과의 내기에서 이김으로써 영생을 얻습니다. 어찌보면 미스터 닉은 파르나서스의 또 다른 영혼일런지 모를 일입니다. 이 싸움에서 파르나서스가 미스터 닉을 이기는 것은, 꿈의 세계에서처럼. 불가능한 일이죠. 마치 술주정뱅이가 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영혼목욕에 실패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사기꾼 토니의 등장으로 이런 공식은 유지되지 못합니다.
자살로서 고인이 된 히스 레저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이 각각 연기한 토니 역은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그는 거울뒷편 세계로 주요 등장인물을 끌고 가는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빅토리아가 16살이 되는 해 악마에게 넘겨주기로 한 것을 파기하는 두 번째 내기, 빅토리아를 되돌려 받기로 하는 세 번째 내기가 이어지게 됩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히스 레저의 자살로 4인 1역의 캐스팅이란 이례적인 사건이 있기는 했지만, 오히려 영화를 살리는 힘이 된 것 같습니다.
빅토리아를 악마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5명의 영혼을 먼저 사로잡아야 하는데, 여기서 토니가 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5명을 채우지 못하죠. 5번째 악마의 희생양은 바로 빅토리아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기꾼 토니는 빅토리아를 유혹해 악마에게 넘겨주고 무대에서 사라지지만 결국 목메임을 당합니다. 파르나서스 박사는 영혼목욕이란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 죄인을 단죄합니다. 그리고 빅토리아는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됩니다. 자신이 꿈꾸던 안락한 현대식 아파트와 아이,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말입니다. 그 남편은 순수한 떠돌이 안톤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발렌티나가 안톤과 딸 아이를 만나러가는 장면을 뒤쫓는 파르나서스 박사. 파르나서스 박사와 발렌티나는 이미 서로 다른 세계에 있습니다. 그것은 파르나서스 박사가 더 이상 근접할 수 있는 현실의 세계입니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던 영화가 현실과 상상으로 이분되는 순간입니다.
빅토리아는 상상극장의 무대이기도 한 마차에서 현실의 세계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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