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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ût de Daejeon

<대전맛집>멋스럽게 한 잔 하고 싶을 때면 살살녹는 참치회

이상하게 날씨가 쌀쌀할수록 소주가 땡깁니다. 오늘 저녁에는 사랑하는 후배님들과 약속을 잡습니다. "쭌아, 일아 참치집에서 만나자!"

제가 후배들에게 이야기하는 참치집은 대전 서구 둔산동 세이브존 건너편 문정초등학교 뒤 먹자골목 한 켠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혼참치>입니다. 문방구들을 지나 오른 쪽으로 돌면 커다란 간판이 보입니다.

<혼참치>는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어선 무한리필 참치집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깔쌈하다고나 할까, 참 깔끔하고 멋스러운 집입니다. 예약 없이 늦은 시간에 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이니 예약은 필수입니다.


식당 앞부터 대나무가 심어져 있고 간판에도 대나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일단 분위기부터 운치가 있어 보입니다.



주방장이 서 있는 앞 다찌를 제외하고는 모두 방으로 구성되어 있어 편한 사람들과 조용한 어조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참 좋은 집입니다.



방안 분위기도 썩 괜찮습니다.



'발'이라고 하나요?



'왜풍'의 그림이 그려진 발이 창가에 주렁주렁 내려져 있습니다.



분위기만 느낄 수는 없는 일, 일단 메뉴판을 바라봅니다. 이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 매일 시키는 메뉴를 주문합니다.



2만5천원짜리를 시키는데 왠만한 일식집 스페셜 메뉴를 뺨칠 정도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제가 사랑하는 선양 O2린 소주와 참치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주방장이 참치를 맛깔나게 썰어주기 전에 전복죽과 생굴이 나옵니다. 먼저 전복죽으로 빈속을 채워줍니다.


그리고는 싱싱한 생굴과 O2린 소주를 한 잔 시원하게 걸쳐줍니다.


생굴을 비운 뒤에는 버섯구이로 아직 허기진 배를 더 채워줘야되겠죠?


소주 한 두 잔을 걸치면서 후배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계란찜과 민물새우탕이 나옵니다. 소주를 마시고 난 뒤 시원한 민물새우탕, 입 데기 십상인 계란찜을 한 수저씩 먹어주면 바로 속이 풀립니다.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메인메뉴가 나옵니다. 참치죠!!!


참치 부위별로 맛깔스럽게 썰어 준 참치! 부위별로 한 점씩 입에 넣고 소주 한 잔씩 걸쳐줍니다. "캬~"



소주 3~4병쯤을 비우고나니 참치 접시가 텅 비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죠. 이제 참치대가리 구이를 시식할 때가 된 거죠.


아가씨가 발라주는 참치 대가리구이. 회에 지쳐갈쯤 구이가 다시 소주병을 비우게 만드네요. 참치 대가리 중 속살이 가장 맛있죠.


이제는 <혼참치> 주방장이 기가막힌 맛을 선사할 시간이 됐습니다. 바로 '갈치젓살!!!'입니다. 갈치젓살에 참치회, 밥을 깻잎에 언져줬을 뿐인데 여운이 오래오래 남는 기가 막힌 맛입니다.


사실 세 개가 나왔는데 사진을 미처 못 찍어서 더 달라고 해서 겨우 촬영을 했습니다.

회 코스의 마지막은 튀김이죠. 회를 실컷 먹고나서 튀김을 먹어줘야 입이 좀 개운해집니다. 새우튀김과 닭살꼬치가 나왔는데 꼬치에는 손이 가지 않습니다.


마무리는 역시 밥이죠. 구운 김에 밥, 후리가케를 살짝 뿌렸을 뿐인데 사람들이 <혼참치>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입니다. 이 맛에 <혼참치>를 찾는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죠.


술이 '알딸딸'해질 때쯤 후배들과의 대화가 토론식으로 바뀝니다. 각자 자신만의 생각을 가감없이 펼쳐놓습니다. 소주 한 두 병을 더 비워야 성이 찹니다.

이 때 아가씨를 불러 참치를 리필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참치 리필은 적당히 입맛을 버리지 않을 정도로만 먹어줍니다. 이제 2차로 맥주를 마시며 못다한 이야기 꽃을 피우자는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식사주문을 해서 배를 따뜻하게 채워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여름철에는 냉모밀을, 겨울철에는 우동 한 그릇씩 먹고 계산을 합니다.

<혼참치>, 정말 멋스럽게 소주 한 잔 하고싶을 때면 찾게 되는 집입니다.